동원시스템즈 "포장재 수요 폭증하는 베트남서 일낼 것"

2018.04.02

동원시스템즈 "포장재 수요 폭증하는 베트남서 일낼 것"

베트남서 추가 M&A 나선 조점근 동원시스템즈 사장

 

"베트남을 한국에 버금가는 종합 포장재 생산 메카로 키우겠다." 조점근 동원시스템즈 대표이사 사장(59)은 지난달 29일 매일경제신문과 인터뷰하면서 최근 외국계 기업 증가로 포장재 수요가 커지고 있는 베트남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 대표는 "국내는 인수·합병(M&A)할 대상이 거의 없는 반면 국외 매물은 지금도 유심히 들여다본다"면서 "최근 포장재 공장을 인수하고 생산설비를 증설한 베트남 사업을 더 키우기 위해 베트남 업체를 추가 M&A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베트남에서는 현재 연포장재와 페트 포장재를 생산하는데 알루미늄 캔, 종이필름 등 각종 포장재를 만들어 종합 포장재회사로 키우는 것이 목표이고 동남아시아 전역에 포장재를 수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동원시스템즈는 동원그룹 내 주력 계열사 중 하나로 참치캔, 커피믹스, 음료캔, 소주·맥주병 등 국내에서 쓰이는 포장재 중 절반가량을 공급하고 있다. 1977년 광학기술 회사로 출발해 2015년에는 포장재 하나로 1조원 넘는 매출을 올렸다. 조 대표는 동원시스템즈 전신인 오리온광학에 입사해 2011년부터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동원시스템즈는 2015년 베트남 최대 포장재 회사인 TTPMVP를 인수한 뒤 하노이 근교 박닌에 1000만달러를 투자해 올 3월 공장을 준공했다. 여기서는 유니레버, P&G 등 베트남에 있는 200여 개 업체에 연포장재와 페트를 공급한다. 조 대표는 "남부 호찌민에 있는 연 매출 1000억원 규모 회사를 인수한 데 이어 이번에 북부 하노이에 공장을 열었다"면서 "베트남 곳곳에 포장재 생산시설을 확보하기 위해 현지 기업을 추가로 M&A하겠다"고 전했다. 인수 자금은 최근 동원건설산업 매각으로 실탄이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건설 자회사를 동원엔터프라이즈에 팔면서 매각대금 755억원을 확보했다"면서 "이를 M&A나 무균충전음료 같은 신사업을 하는 데 적극 활용하겠다"고 털어놨다. 그는 동원건설산업 매각 의미에 대해 "재무건전성 확보는 물론이고 경기 변동성이 큰 건설업 리스크를 없앴다"면서 "주력인 포장재 사업에만 온전히 집중할 수 있게 된 점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포장재 사업 전망에 대해서도 낙관론을 견지했다. 그는 "전자레인지로 간단히 조리해 먹을 수 있는 기능성 포장재가 주목받는 등 포장재 수요는 무궁무진하다"면서 "전 세계 시장 규모가 900조원에 달해 수출 가능성이 높고 수익성도 커서 사업 전망은 매우 밝다"고 평가했다.

동원시스템즈가 포장재 외에 새로 관심을 두고 있는 분야는 무균충전음료 사업이다. 무균충전이란 살균한 음료를 외부 균 침입이 불가능한 무균 설비에서 페트에 충전하는 방식이다. 유통 과정에서 균이 발생할 수 있는 중성 산도의 곡물음료나 혼합차, 유가공 음료 등을 더 안전하고 위생적으로 생산할 수 있다. 충전 시 제균을 위한 열처리 공정이 없어 원료 영양소를 최대한 유지하고 원료가 가진 고유한 맛과 향을 살릴 수 있다. 조 대표는 "무균충전을 하면 일반 음료에 비해 페트 무게가 20%가량 가벼워져 친환경적이고, 투명한 디자인을 통해 시각적 청량감도 크다"면서 "환경비용 절감뿐만 아니라 고부가가치 사업이라 회사 미래를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국내 무균충전음료 시장은 최근 6년간 연평균 16% 넘게 성장하고 있지만 생산설비가 부족해 음료 업체들 주문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동원시스템즈는 강원도 횡성군에 3만2000평 규모로 무균충전음료 공장을 곧 착공할 계획이다. 내년 6월 1기 라인이 준공되면 무균충전음료를 연간 1억3000만병 생산할 수 있다. 조 대표는 "무균충전 설비 라인을 추후 4개까지 늘려 2025년에는 무균충전음료 부문에서만 매출 1000억원을 올리겠다"고 강조했다.

조 대표는 경쟁이 치열해진 시장 상황에 대응해 회사의 연구개발(R&D) 역량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동원시스템즈는 현재 중앙기술연구소 메탈, 포장재, 필름, 첨단 신소재 등 분야에 연구 인력 30명을 두고 있다. 그는 "우수한 연구진을 확보하기 위해 곧 중앙연구소를 강남권인 서울 양재동 본사로 옮긴다"면서 "연구 인력 규모도 100명으로 늘릴 방침"이라고 덧붙였다.